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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변화된 형식에 적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01.02 13:36
조회수
10,515

201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 나타난 변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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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과목의 경우 형식적 변화가 나타나 많은 수험생들과 관계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등급 컷이 90점 정도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어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도 상당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사실 올해 수능이 ‘2011 개정 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11-361호)’의 적용을 받는 학생들이 처음 치르는 수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9-41호)’의 적용을 받았던 2014∼2016학년도 수능이 끝나고, 2014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활용된 교과서 체계로 공부한 학생들이 올해 3학년이 되어 맞이하는 수능 모의평가였던 것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를 통해 2017학년도에서 2020학년도까지 4년간 적용될 수능의 구체적인 형식이 처음으로 공개된 셈이어서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달라진 형식에 적응하는 일이 불가피해졌다. 
 

 


비문학 장문 독해의 등장과 제재 간 통합(28∼33번)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나타난 독서 영역에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00자 정도의 장문 독해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수능의 비문학 독서 지문 길이가 평균적으로 1200자 정도였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한 이 지문은 과학과 예술을 통합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이라는 ‘전통적인 5분류 체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평가원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목 간 연계성과 통합교육을 강조했던 ‘2011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한 것이면서, 동시에 ‘2011 개정 교육과정’보다 더 강하게 과목 간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미리 선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문의 길이만 길 뿐, 학생들이 실제로 문제를 풀면서 참조해야 하는 지문의 범위는 800자 미만으로 좁혀져 있었다. 이는 2000자 지문을 읽고 6개의 문항을 해결하면서 한 지문에 15분 정도의 긴장을 지속해야 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배려(?)로 보인다. 장문 독해에서 이러한 배려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2000∼2400자 전체를 유기적으로 이해해서 한 문항을 해결하는 연습도 꼭 필요할 것이다. 지문의 경우 과학과 인문, 기술과 사회, 인문과 사회, 과학과 사회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지문에서 개념과 관점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수능 비문학 독서의 기본적인 룰이 달라진 것은 아니므로 15분 정도의 긴 호흡으로 지문의 정보를 읽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과 비문학의 통합(25∼27번)  

‘2011 개정 교육과정’의 ‘평가계획’에 따르면, “국어Ⅰ, 국어Ⅱ, 화법과 작문, 문학, 고전 등 과목들 간의 연계성을 가지며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이 중에서 독서와 문학의 연계성을 반영하고 있는 문항이 바로 25번∼27번 문항이다. ‘시경’」의 ‘풍(風)’과 비교하는 1000자 정도의 비평문이 고전시가 제재(‘동동’과 ‘가시리’)와 함께 제시된 것이다. 이 또한 ‘2011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몇 년간의 수능 국어의 형식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변화를 150∼300자 정도의 ‘보기’가 들어 있는 ‘외적 준거에 의한 감상’ 문제를 뻥튀기한 것 정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3배 이상 늘어난 참조 정보에서 문항과 관련된 요소들을 추출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에게 일정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이는 현대시, 극문학 등 다른 장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형식이며, 앞으로 문학의 영역을 넘어 인문과 문학, 예술과 문학, 사회와 문학의 통합 등 지문상의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들로서는 이런 다양한 비문학 독서 지문에서 정보들을 추출해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비문학 독서와 문법의 통합(11∼12번)  

이번 모의평가에서 대부분의 학생은 11번 문항에서 처음으로 ‘멘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증언한다. ‘자료’ 부분만 보면 600자, ‘대화 1, 2’를 포함하면 1000자 정도의 지문이 문법 문항에서 제시되는 전례 없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역시 국어 관련 과목들 간의 통합을 강조했던 ‘2011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예고됐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작년까지 문과 학생들이 치르던 B형 국어에서만 출제됐던 국어사가 문·이과 통합국어에서 나타난 것은 ‘2011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배분에 따른 것이어서 놀랄 일은 아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문법Ⅰ(이과)과 문법Ⅱ로 나뉘어 있던 교과서가 ‘2011 교육과정’에서는 문법으로 통합됐고, 통합된 문법교과서에는 국어사과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짧게 항목화해서 제시됐던 문법정보가 1000자의 지문 형태로 제시되어, 문법 문항에서도 독해력을 함께 평가하려 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도 수험생들은 새로운 형식의 문법 문항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수험생들에게는 지문 정보를 문법 문제의 해결에 적용하는 꾸준한 연습이 요청된다.   

 

 


EBS 연계성과 전망  

체감 연계율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작년까지 70%의 EBS 연계율에 대해 큰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 하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분명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문학의 경우, 현대소설(염상섭의 ‘삼대’)에서 40%의 지문 연계, 고전소설(조위한의 ‘최척전’)에서 작품 연계, 고전시가(고려속요 ‘동동’」과 ‘가시리’)에서 100%의 지문 연계, 현대시와 수필 복합(박두진의 ‘향현’, 강은교의‘우리가 물이 되어’, 박이문의 ‘눈’)에서의 한 작품 연계 등에서 확인되듯이 70% 연계율은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비문학 독서의 경우 50% 미만의 연계율을 보였다. ‘유비 논증’을 다룬 인문 지문(20∼24번)의 경우 후하게 쳐서(?) 70% 정도의 연계성을 인정하더라도, ‘인공 신경망의 구조와 학습 원리’를 다룬 기술 지문은 연계성이 전혀 없었고, ‘소리를 결정하는 요소들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다룬 장문 독해(28∼33번)는 5문단의 ‘한슬리크의 음악관’ 외에는 연계 요소가 아니었다. 제재 간 통합지문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EBS 연계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되면 제재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비문학 독서에서 이는 불가피한 문제로 보인다. 이 때문에 평가원에서도 EBS 연계율 70%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최근 한국어교육학회의 학술대회에서도 연계율은 50% 미만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EBS 교재를 필수 참고서로 삼아 학습을 하되 필요한 요소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외의 ‘통합’과 수험생들의 준비

‘문학 장르 간의 통합(34∼38번의 현대시와 수필의 통합)’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시도됐던 점이므로 특별히 주의를 끌지는 않는다. 이제 수험생들은 새롭게 달라진 형식적 요소들에 적응하면 된다. 문제는 수험생들이 기존의 습관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공부의 재료, 즉 조정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 그러나 그렇게 조정된 콘텐츠가 현실에는 없다. 있더라도, 평가원 문항의 수준으로 정교하게 생산된 것은 없다. 올해 출간된 EBS 교재도 이러한 형식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 6월 모의평가의 수많은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남은 6개월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고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아마 11월 수능 때까지, 이 나라에는 온갖 사교육 집단에서 6월 모의평가를 흉내 낸, 수준 이하의 콘텐츠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급조돼 넘쳐날 것이다. 그리고 밤을 새워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현혹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국어교육의 미래를 열어갈 책임은 어른들에게 있지 않은가?

김봉소 이감국어교육연구소 고문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60621/78769725/1 

동아일보 ㅣ 입력 2016-06-21 03:00:00 ㅣ 수정 2016-06-21 0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