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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분석과 대비 - 이감국어교육연구소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0.06.25 15:28
조회수
437

쉬웠다는 평가원 vs 91-83-75로 응답한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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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시행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고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시험을 치르고 있다. 동아일보DB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가 18일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당초 4일에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2주 연기돼 치러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는 그해 실시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측면에서 중요한 시험이다. 또한 2022학년 수능부터 예정된 문항의 구성과 EBS 연계 방침의 상당한 변화를 앞두고 시행된 모의평가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크다고 하겠다.

6월 모의평가는 졸업생이 응시하는 만큼 재학생들은 실력의 상대적 위치를 측정해 볼 수 있는 첫 시험이 된다. 평가를 앞두고 코로나로 인한 개학 연기 등으로 재학생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에 평가원이 6월 모의평가를 어렵게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었다. 실제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평가원의 의도가 엿보인다.
 

6월 모의평가의 전반적인 특징

우선 전체적으로 지문은 평이했으나 까다로운 선택지가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독서 3개 지문의 정보량, 정보 밀도가 예년에 비해 낮았다. 3개 지문의 글자수는 총 5245자이다. 이는 6290자였던 2019학년도 수능, 5687자였던 작년 2020학년도 수능을 포함한 최근의 평가원 시험 중에서 가장 적은 것이다. 고전시가의 표기도 현대 국어의 표기법을 따라서 학생들의 입장에서 읽기에 부담이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답을 고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한 학생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는 까다로운 몇몇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문을 읽는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단순한 내용 일치만으로 판별하기 힘든 선택지들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둘째,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예시문항의 변화된 유형이 반영됐다. 문·이과 구분이 없는 통합형 수능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 평가원이 5월 29일 발표한 것이 ‘202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예시문항’이다. 독서 인문 지문의 경우, ‘과거제’를 바라보는 상이한 시각의 지문 2개를 각각 (가)와 (나)로 묶어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융합 지문 대신 2022학년도 예시 문항에서 보여준 ‘주제 통합형’ 지문이 반영된 결과다.

셋째,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EBS 연계율은 낮아졌다. 독서 3개 지문 중 2개의 지문이 EBS 수능특강과 연계되었다. 그런데 연계된 사회 지문의 경우 ‘특허권과 영업 비밀’이 EBS에서 핵심적인 개념이었지만, 6월 모의평가에서는 부수적인 개념으로 간략하게 언급되고 ‘디지털세’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펼쳐졌다.

문학의 경우 현대시 2편 중 1편과 고전시가가 비연계 작품이었다.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의 경우 EBS 교재와 연계된 작품이 출제되었으나 EBS 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부분들이 출제되었다.

독서의 두드러진 특징은 ‘주제 통합형’인 지문이 출제되었다는 것이다. 지문 (가)에서는 동양에서 실시된 과거제의 장점과 ‘익명성의 확보’의 순기능을, (나)에서는 과거제의 단점과 ‘익명성의 확보’의 역기능을 대비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예시 문항에서 소개된 출제 경향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에서 이러한 형식으로 출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그러나 향후 보다 높은 난도로 출제될 수 있으며 지문 (가)와 (나)의 관계도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하겠다.

또한 독서 지문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지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예년과 같이 독서에서 출제되었다. 비연계 지문인 기술 지문에서 출제된 28번 문제가 오답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오답률이 높은 32번 문제는 사회 지문에서 나왔다. 이 지문은 EBS와 연계된 지문이지만 EBS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개념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는 수능 국어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낯선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시 2편 중 1편은 EBS 수능특강에 실린 조지훈의 ‘산상의 노래’가 출제되었으나 다른 1편인 손택수의 ‘나무의 수사학 1’은 EBS에서 출제되지 않았다. 손택수 시인은 1970년 출생으로 지금까지 평가원이 다루었던 시인들 중에서는 상당히 최근에 활동한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시가는 평가원과 EBS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작가인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이 출제되었다. EBS에서는 정철의 ‘속미인곡’과 한시 ‘증별’이 출제되었으니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EBS 교재 공부를 통한 연계 체감의 정도가 낮았다고 할 수 있다.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시인은 당해 수능에는 출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통념이지만 송강 정철의 경우에는 예외다. 2013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EBS 연계 작품으로 사미인곡이 출제된 뒤 그해 수능에 작가 연계로 성산별곡이 출제되었으며, 2006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 사미인곡이 나오고도 수능에 속미인곡이 출제된 바가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여전히 ‘사미인곡’ 등 EBS에 나오는 송강 정철의 작품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현대소설은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가 출제되었다. 이 소설은 2000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작년 수능에 출제된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이 1996년에 출간된 소설임을 염두에 둘 때, 평가원이 보다 젊은 작가들의 최근 작품을 출제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최근 작품을 출제되지 않는다는 통념에 변화가 있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부분은 ‘이기적인 현대인에 대한 풍자’나 ‘부조리한 농촌 현실에 대한 고발’이라는 작품의 주제 의식이 치열하게 드러나는 대목이 아니다. ‘보기’에서 제시된 것처럼 민담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출제되었는데, 이는 문학사적 흐름에서 문학 장르와 장르, 작품과 작품이 주고받는 영향에 주목하려는 비교문학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전소설에서는 전우치전이 출제되었다. 전우치전 역시 ‘보기’를 통해 전형적인 영웅 소설들과 공통점과 차이점이 언급되었다. 또한 고전소설 전우치전과 함께 2009년에 발표된 시나리오 ‘전우치’를 함께 출제함으로써 고전소설 텍스트와 영화 시나리오의 비교를 시도했다. 이러한 비교문학적 접근은 2022학년 예시 문항을 통해 선을 보인 것이다. 2022학년 예시 문항에서는 기존 평가원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한문야담이 출제되었다. 이것은 고전소설과 함께 출제하면서 두 작품 간의 영향관계를 다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평가원에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문학 장르 역시 출제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출제 작가, 작품, 장르가 다양해지는 것이 6월 모의평가 문학의 주요한 특징이다. 내년부터 EBS 연계율이 기존의 70%에서 50%로 크게 내려간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이런 경향은 장차 두드러진 흐름이 될 수 있다. 출제하는 평가원의 입장에서는 출제의 자유도가 올라갔다고 할 수 있겠으나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EBS 연계에만 의존하는 학습에서 벗어나야 문학에서도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겠다.
 

수험생을 위한 조언

수험생들은 우선 독서 지문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힘인 문해력을 갖춰야 수능 국어에서 고득점을 성취할 수 있다. 문해력은 EBS 교재를 반복적으로 읽어서 내용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는 배양할 수 없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난도의 지문을 읽고 스스로 이해하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2개의 제시문을 묶어서 출제되는 주제 통합형 지문이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되었으니 올해 수능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다양한 방식과 난도로 2개의 지문이 묶일 경우를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올해까지는 문학작품이 EBS 교재와 70% 이상 연계되지만, EBS에 수록된 작품이 아닌 작가의 다른 작품을 연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EBS 연계 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EBS를 통해 익숙해져 있지 않은 작품을 수능 현장에서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화법과 작문은 문제의 오답률이 특별히 높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간 내에 실수 없이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화법과 작문의 모든 문제를 다 맞더라도 시간을 지나치게 쓰게 되면 독서나 문학에서 자기 실력 발휘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문제를 푸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최적화된 경로인가를 고민하며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넷째, 언어(문법)는 지금까지 오답률 5위에 들어가는 고난도 문제가 반드시 1문제 이상 출제되는 분야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2개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어서 학생들의 등급을 가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언어는 출제하는 입장에서 보면 출제할 수 있는 교과 과정상의 언어 지식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미 시험을 통해 여러 번 출제하였으므로 새로운 방식을 통해 문제를 만들 수밖에 없다. 수험생은 언어 개념을 정확하게 정리하여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문제를 접하여 두는 것도 고득점을 위해 필요하다.